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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장재영

코로나19와 기업 간 디지털 양극화(Digital Divide)

  • 작성자장재영  부연구위원
  • 소속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
  • 등록일 2021.02.02

작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염병 감염의 우려 속에 생활방식의 제약은 소비자에게는 소비패턴의 변화를 생산자에게는 생산방식의 변화를 불러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 및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체 소비는 전년 동 분기 대비 평균 1.5% 감소하였으나 (1분기 : -6%, 2분기 : 2.7%, 3분기 : -1.4%), 온라인 쇼핑 판매액은 전년도 대비 2월~11월까지 평균 18% 성장률을 기록하였고, 영화·여행과 같이 외부에서 즐기는 여가생활보다는 OTT 서비스를 통한 컨텐츠 시청과 비디오 게임의 수요가 크게 늘게 되었다. 기업의 생산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화상회의 등을 장려하였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소비트렌드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 나갔다.

코로나19는 경제적으로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지만, 그 정도가 모두 균등한 것은 아니었다. 경제가 비대면 활동으로 집중되면서 디지털 전환을 대비했던 기업들은 그렇지 못했던 기업들에 비해 급격하게 변화된 경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였다. Bloom, Fletcher and Yeh(2021) 논문1)에서 실시한 2,5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비대면 전환율이 높은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평균 23% 손실을 기록한 반면, 대면사업 의존 기업들은 평균 39%에 해당하는 매출액 감소를 감내해야만 했다. 코로나19의 비대칭적 영향은 기업의 크기별로도 다르게 나타났다. 기업의 크기가 클수록 영업 관리 효율, 팬데믹 충격에 의한 유연성, 그에 따른 디지털 전환에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오프라인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 평균 45% 매출 감소를 기록하여 온라인 비중이 큰 20인 이상 사업자에 비교해 4배 이상의 손실을 경험하였다. 또한 한국에서도 정보통신·식료품·가전(평균 7% 상승) 같은 비대면 관련 사업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고 여행·외식·레저(평균 15% 감소) 같은 대면 관련 사업은 휴업을 하거나 유지비를 견디다 못해 폐업의 상황에 직면하였다. 즉, 코로나19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디지털 기업과 비디지털 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매출액의 양극화 현상과 코로나로 인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현상이 맞물려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 또는 코로나 이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의 소비방식이 비가역적인 상황에서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기업들이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친숙하거나 기업의 규모가 큰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척점에 있는 중소·영세기업들의 경우 코로나 악재로 쌓인 부채를 청산해야 하는 데에 향후 수년이 걸릴 것이며, 4차산업혁명 관련 투자는 요원해 그 결과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우리나라는 코로나로 야기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기업 부채는 ’19년 동분기 대비 19%나 증가한 1,332조 3,000억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으로 측정됐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평소 경쟁력이 있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로 인해 파산 위기에 처해있는 사업체들에게 일시적 재정지원과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에 대응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를 궁극적으로 해소하고 시장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정보력·인력·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 마련, 특히 디지털 선두기업들의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경험하고 전수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Nicholas Bloom, Robert S. Fletcher and Ethan Yeh (2021), “The Impact of COVID-19 on US Firms“, NBER WORKING PAPER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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