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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교육격차

  • 작성자최지은  부연구위원
  • 소속ICT통계정보연구실
  • 등록일 2022.03.17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교육의 과정과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국의 유치원 및 초중등 학교의 개학이 연기된 바 있고, 등교 중지 및 법정 수업일수가 감축되었다. 2020년 8월에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치원의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등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 수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원격수업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원격교육이 중요해지면서 이전에 비해 공교육의 역할이 축소되고 가정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원격수업의 경우 학생들의 집중력과 수업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가정에서의 교육환경이라든지 부모의 관심이 중요할 수 있으며, 비대면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서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처럼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이 더욱더 커진다면, 가구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심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교육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구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 측면이 주요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비대면 수업에 있어 원격 기기 등의 인프라가 중요한데, 스마트기기가 부재한 일부 취약계층의 학생들은 원격교육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낮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스마트기기가 없는 초중고 학생은 약 22만 3천여명으로, 우리나라의 높은 스마트기기 보유율과 인터넷 이용률1)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접근성이 취약한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기기가 없는 취약계층의 학생들은 원격교육에 대한 기회로부터 소외되어 교육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둘째, 학업 결손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는 교육 컨텐츠 및 사교육 이용에 있어서 가구 소득 등에 따라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통계청 초중고사교육비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가구의 소득수준과 사교육비 지출 수준에는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데, 이는 학업 결손을 보충하기 위한 방식과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소득수준에 따라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국내외 연구를 통해서도 가구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교육 여건에 차이가 높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생들의 교육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박미희(2020)의 연구는 가구의 경제적 수준이 낮은 학생들에게서 디지털기기 보유율과 온라인 학습환경의 질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Bacher-Hicks et al(2021)의 연구에서는 원격수업 관련한 키워드 검색 정도를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비교 분석하였고, 미국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지역에서 원격수업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내 사회경제적 지위와 교육격차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며, 원격교육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교육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하는데 중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심화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정책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취약계층의 학생들에게 양질의 스마트기기 보급을 확대하고 원격수업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기기·전산망 확충 등의 원격교육 환경을 질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실제 교육부와 통계청이 협력하여 전국의 국립학교에 스마트기기(11,250대)를 보급하였고, 과기정통부와 교육부, 통신사 협력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교육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사용량과 요금을 지원하기도 하였다2). 이와 같은 원격교육 인프라 확대에 대한 지원은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디지털 교육인프라 측면에서의 개선 이외에도 취약계층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파악하고 수준별로 맞춤형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는 AI 교육 서비스의 활용을 지원하는 등 교육 기회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년 기준 가구 컴퓨터 보유율(데스크탑, 노트북, 태블릿 등) 71.6%, 인터넷 이용률은 91.9%를 기록
2) 교육부 보도자료(20.4.1) “모든 학생을 위한 원격교육 환경 구축에 총력”, 교육부 보도자료(21.5.26) “교육부-통게청 협업으로 국립학교 디지털 수업 환경 개선”

< 참고문헌 >
- 교육부 보도자료(2020.4.1.), “모든 학생을 위한 원격교육 환경 구축에 총력”
- 교육부 보도자료(2021.5.25.), “교육부-통계청 협업으로 국립학교 디지털 수업 환경 개선” 
-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2021), 「2020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
- 관계부처 합동(2020.6), 「혁신적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
- 박미희(2020), “코로나19 시대의 교육격차 실태와 교육의 과제: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사회학연구, 제30권 제4호, pp.113-145.
- Bacher-Hicks, Andrew, Joshua Goodman, Christine Mulhern(2021), “Inequality in Household Adaption to Schooling Shocks: Covid-induced Online Learning Engagement in Real Time,” Journal of Public Economics, Vol.193., 10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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